원광아동상담연구소

안녕하세요!
원광아동상담연구소입니다.

올려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직장일과 교회 일로 분주한 가운데 딸아이의 여러가지 행동 때문에
걱정이 되시는 것 같네요.

27개월이면 자아가 성장함에 따라
주도성이나 자율성이 자라는 시기입니다.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어하고 안되면 떼를 심하게
쓰는 행동들이 나타나죠.
이러한 특성으로 양육을 담당하시는 부모님들께서
어느 시기보다 힘든시기이기도 합니다.

주변에서 이 시기 매를 들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바로 이 시기가 통제감과 조절감을 길러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체벌이 주는 효과는 긍정적인 것보다는
부정적인 것이 더 많습니다.
체벌을 사용하지 않고도 아이와 함께 통제감이나 조절감을
기를 수 있는 양육은 가능합니다.

먼저 부모님의 양육태도가 일관적이셔야 합니다.
간혹 직장을 다니시는 부모님들께서는 아이의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
혹시 애정결핍으로 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너무 허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일관성을 잃게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에 대해
부모님께서 일관적으로 대처하셔야 합니다.
일관적 양육태도는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해 줍니다.

또한 정해진 시간을 정하셔서 놀이를 해 주시고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직장생활을 하시는 부모님들께서는 양적으로
아이와 지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짧지만 질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충분할 수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을 정하실 때는 그 시간 약속을 꼭 지켜 주시고
아이에게 온전히 몰입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으로
걱정을 많이 하시는 듯 합니다. 유아기 아이들에게 '죽음'의 의미는
성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약간 피상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아이가 "엄마 죽지마! 나 심심해져"라는 말에 대해
너무 불안해 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 말을 하는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엄마랑 더 오래 있고 싶은 마음 때문일 수도 있으니까요.
어머니께서 아이의 말에 불안해 하시면 불안하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아이는 그 감정을 지각하고 반응을 위해서 더 사용할 수도 있답니다.
실제로 학령기가 가까워지면 '죽음'의 실제적 의미를 이해하고
불안해 하는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위에 말씀드린 여러가지 활동들을 해 보시면서
아이의 변화를 살펴보세요.
그런데도 이러한 행동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듯하면
직접 내원하셔서 아이의 현재 정서와 관련한
평가를 진행해 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요.
그러하기에 아이가 부모를 성장시키나 봅니다.
좋은 변화가 있길 바래요.

 
 


[원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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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7개월 딸아이를 둔 직장맘입니다. 아이를 낳고 21개월에 복직해서 아이를
외할머니에게 맡겨두고 퇴근후에만 만나는 생활을 한 지도 6개월쯤 되었네
요. 저는 직장도 굉장히 바쁜데다가 신앙생활도 바빠서 병행하여 아이를 양
육하는 요즘 저도 매우 지치는데 아이가 조금씩 정서적으로 불만족스런 행
태를 보이는 것 같아 고민스럽습니다. 제가 인도하고 있는 모임에서의 이모
들을 향해서 공격적으로 행동하는것들을 자주 보고요.. 저와 있는 시간을 굉
장히 행복해하는데, 그 양이 충족될만큼이 되지 않아서 저도 참 미안하네
요. 그런데 그런 공격스러운 행동들이 좀 걱정되기도 해요. 제가 그 모임들
을 정리할 수가 없어서요...

나름대로 적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동안 최선을다해서 사랑을 느낄 수 있
도록 스킨십위주로 아이를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요즘 너무 떼가 늘어서요.. 금지사항을 늘어놓고 싶지 않아서 몇가
지 안되는 사항에 대해서만 제한을 하려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 아이가 제
말은 그나마 수긍을 하고 잘듣는 것 같은데, 아빠에게는 굉장히 반항적으로
굴고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말을 잘 알아듣는 아이인데 매를 들어야 한다고
조언해주는데, 저는 매를 못들겠어요. 끝까지 말로 설득하는데 전에는 제 말
을 듣기 위해서 조용히 하는데 요즘엔 지가 떼쓰는 소리가 더 완강해져서 말
이 먹히지 않네요. 정상적인 과정이긴 하지만 저나 남편이 지혜롭게 아이를
훈육할 수 있는 팁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생각하는 의자를 도입해야 할까
요?
그리고... 저희 아이가 인지가 좀 빠른 것인지.. 좀 빠르다고는 하는데,
얼마전 할머니와 티브이를 보다가 한 사람이 누워있다가 눈을 감으며 죽는
장면이 나왔을 때 딸아이가 "죽었다"고 하길래 할머니는 이제 아이가 죽는
다는 개념을 이해하나보다,했대요.
그런데 엊그제 아이가 저와 함께 행복한 스킨십을 하는 도중 뜬금없이 "엄
마 죽으면 안돼(혀짧은 소리긴 하지만)"하는 거에요. 저는 한참을 못알아들
어 몇 번이고 무슨말이냐고 물었고, 아빠가 조심스럽게 "죽으면 안돼"하는
것 같다고 얘기해줘서.. 속으로 놀랐지만 모르는 척 "왜?"하고 물었어요. 그
랬더니 "엄마 죽으면 여랑이 심심해. 아빠도 심심해. 그러니까 엄마 죽으면
안돼"하고 천진난만하게 얘기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아이가 한 숨 늘어지게 잠자고 깼는데 아이가 며칠째 열감기였고
회복중인데 잠을덜자서인지 엄청 짜증을 내며 이래도 신경질 저래도 신경
질을 심하게 부리더라구요. 30분 넘게 받아주다가 요구사항을 손가락으로
만 가리키며 소리지르며 떼를 쓰길래 요건 걸자, 싶어서 "여랑이가 무슨말
하는지 못 알아듣겠어서 도와줄 수가 없으니 말로 해줘"라고 아이를 설득하
였습니다. 한참을 실랑이 하는데 아이가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아래를 쳐다
보면서 나직하게 "죽을거야"라고 말하는거에요. 저는 너무놀랬어요. 그런
데 제가 뭐라고? 하고 물으니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분명히 그말을
했어요.. 저는 지금도 좀 혼란스러운게... 우리 아이의 정서에 지금 큰 문제
가 있는 것일까? 이 월령의 아이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상담을 받아봐
야 하는 문제인지 판단이 서지 않고 마음에 걱정이 되어서요.. 부족한 엄마
가 절실한 도움을 구합니다. 부탁드려요~

아 한가지만 더 여쭐게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데,, 재밌다고 여기는 책은
20분 넘게도 잘 집중하는 편이구요.. 스토리를 엄청 좋아합니다. 엄마가 시
간만 되면 5권 이상 앉은 자리에서 잘 보는 아이에요.
그런데 제가 신념이 있어서 그림동화는 재미있지만 좀 늦게 접하게 해줄려
는 생각이었는데 (그림동화에는 좀 잔인한 개념들이 나오잖아요. 마녀, 죽
는거, 복수 등) 최근에 누가 책을 줘서 책꽂이에 그림동화가 몇 권 꽂혀 있었
는데 너무너무 좋아하는거에요. 특히 헨젤과 그레텔..(마녀책 읽어달라고
몇 번을 가져와서 읽었네요. 여랑이가 '죽을거야' 라고 말한 그 이후시간이
었네요)
아이가 죽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서 갑자기 더욱 조심스러운데.. 우리
아이에게 그림동화,, 지금 읽어줘도 괜찮을까요? 전래동화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