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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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없고, 소극적인 첫째 아이
해콤 (ssnko) 작성일 : 2019-12-11 14:39:52 조회수 : 128

상담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세아이를 키우는 아빠입니다. 첫째 아이에 대한 심리 상담이 필요할지 여쭤보고자 이렇게 적어봅니다.


10살 3학년 여자아이 입니다. 아래로 7살 여동생, 4살 남동생이 있습니다. 아빠는 회사원(프로그래머), 엄마는 서비스업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회사일 외에 다양한 취미(그림, 운동, 목공)활동으로 평일(화,수,목) 저녁을 밖에서 보내고 10시정도에 집에 들어옵니다. 엄마는 토요일 근무(일,월 휴무)를 하고, 회사일로 분기에 1주일 정도 집을 비우고, 월 1회 숙박당직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는 좋은 편입니다. 생일 초대도 받고, 친구들에게 선물도 잘 주고 받고 있습니다. 아이의 성격은 말이 없는 편입니다만,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아이의 친구들이 'OO는 질문을 많이 한다.'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보아 학교에서 학습관련된 질문은 어느정도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집에서는 자기의 생각(주장)을 표현하는 것은 동생들과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나 계획하는 것이 있을 때에 적극적입니다. 하지만, 주위 어른이나 부모가 아이게게 어떤 의견을 물어보았을 때 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대답을 생각하는 중간에 동생이나 친구가 대신 했을 때, 속상해 하지는 않고, 자기가 대답 안해도 된다는 안도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일때가 있습니다. 자기 생각에 대한 표현을 어려워 하는 것 같아 옆에서 도와주거나 말하지 못한 것을 글로 표현할 때는 아이가 신중하게 고민하고 깊이 생각했음을 알기도 합니다만, 오랜시간 기다려 나온 답변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 생각이 안나요' 라고 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때, 도와주기 보다 '더 노력해 봐라', '더 생각해 봐라', '네가 할수있다. 해야한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습니다. 충분히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종종 스스로 해내는 모습을 보며 아이의 능력을 더 이끌어 내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는 생각입니다.


아이에게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5살 때,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께 일주일 정도 맡기고 오려고 했습니다. 아이는 낯선 환경이 두려웠는지, 아빠와 같이 가고 싶다고 울면서 떼를 썼습니다. 그때, 아이에게 할머니 할아버지랑 몇일만 같이 있으면 금방 아빠가 데리러 오겠다고 해도 설득이 안되서 그냥 두고 가려고 했는데, 아이가 무릎을 꿇고 '이제 아빠말 잘 들을께, 아빠가 하라는거 다 할께, 아빠 사랑해. 제발 두고 가지마.'라고 계속 하면서 나가는 문앞을 막고 앉아서 울면서 소리지른 적이 있어요. 그뒤로 몇달동안 시골에 가자고 하면 '아빠 나 두고 안갈거지?'라고 묻고 잠잘때 꼭 붙들고 자고 시골에 가서 화장실만 가려고 해도 문앞에 따라와서 기다렸지요. 이제는 그런 불안증세는 없어졌고, 어떤 학습(바이올린, 피아노, 미술, 수영)을 해보자고 하면, 이의없이 하려고 하고, 좀 힘들어도 조금만 더 해보자고 하면 잘 따라와 줍니다. 이 또한 그 어릴적 사건때문이지 걱정도 됩니다.


또 다른 사건은 아이가 대소변 가려야 할 때 즈음, 3살 전후에 아이가 잘 하다가도 실수를 하면, 아이를 혼낸적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다른 일로 혼을 낼 때에 큰소리가 나오면 아이가 그 자리에서 옷입은 상태로 쉬를 하는 일이 종종 있었지요. 그럼 그것 때문에 또 혼을 내고...너무 실수가 잦아져서 자꾸 큰소리로 혼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밤마다 물을 마시고 싶어하는 아이여서 ‘물을 마시지 말라’고 ‘자꾸 물을 마시니 이불에 쉬를 한다’고 핀잔을 주었더니, 어느날부터 물을 안마시더라고요. 물론 그 후로 실수도 줄었지요.


평소에는 아이와 잘 놀아주고 책을 읽어주다가 이런 상황에서는 화를 내면서 혼을 내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그당시에 옳다고 생각되는 것은 냉정하고 단호하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저(아빠)는 둘째도 돌봐야 해서 문제 상황을 빨리 회피하려는 마음이 매우 컸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화장실 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인지 아이의 생리적인 문제인지 확신할 수 없지만,  화장실 가는 것을 참고 있다가 화장실 앞에서 쉬를 싸는 일이 아주 가끔 있고, 대변을 팬티에 묻힌채로 몇시간 동안 계속 노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때에 물어보면 아이는 '대변이 나오는 것을 몰랐다.'라고 하는데...10살 아이가 하는 행동으로 보기에는 정상이라 보기 어려워 어릴적 대소변 가릴때 저의 훈육방법에 대한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최근엔 소변이 급해도 잘참고 대변 실수도 줄어 들기는 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가 해야할 일을 하지 않거나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아이에게 큰소리 치거나, ‘왜 그러냐’고 화부터 내거나, ‘이렇게 하면 되지 않냐’고 윽박지르거나, ‘너 때문에 이렇게 됐다.’, ‘네가 이렇게 해서 속상하다’고 얘기하며 아이의 행동을 비난하기도 하고, 아이의 행동을 고치려고 극단적인 상황(당장 실행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밀어 붙이는 말을 했었습니다.


유아기 때 춤도 잘추고 노래도 좋아하고, 아주 다양하고 풍부한 표현을 했던 아이가 소극적이고 수동적이고, 움츠려든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저 커가는 과정이려니 생각했다가 최근에 저(아빠)의 아이를 대하는 방법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화내지 않기', '기다려주기', '아이의 생각 물어보기', '잘못된 결과에 대해 비난하지 않기', ‘아이가  내가 생각하는 아이라고 단정하지 않기'를 실천하려고 노력중에 있습니다.


아이가 표현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잠재적으로 풀리지 않는 응어리가 있을 것 같아서 문의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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