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아동상담연구소

답변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원광아동상담연구소입니다. 빠른 답변 기다리셨을텐데 늦게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보내주신 글을 보니, 아이가 만 연령에 비해 영민하고 장점이 많은 아이로 보입니다. 남자 아이지만, 이미 17개월에 100단어가 이상, 3음절 문장으로 구사하여 의사표현을 하는 등 빠른 인지발달을 보이고 있네요.

어머님께서 궁금하신 점은, 아이의 지나친 역할극 놀이를 다 받아주어야 하는지, 이때 몸을 산만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지와 관련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우선, 아이의 연령을 고려했을때 현재 동영상을 너무 많이 보고 있는 점이 다소 염려됩니다. 하루에 한번에 2-3시간씩 좋아하는 만화를 반복해서 본다는 것은 아이의 다양한 인지발달과 환경에 대한 흥미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40개월의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과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해서 점차 확장해서 살펴보고 그에 따른 사고와 경험을 발달시켜 가면서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늘려가고, 다양한 호기심을 만들어 갑니다. 그런데, 아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동일한 내용의 만화나 책, 자극 등을 반복해서 주게 될 경우, (아이는 즐거워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오히려 머릿속에는 익숙한 한가지 생각만으로 꽉 차게 되어 현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나 놀이만 하려고 합니다. 이때 보여주는 놀이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놀이라기보다는, 아이에게 강렬하게 인상을 주었던 장면을 현실에서 재연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는 말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미 정해진) 스토리를 단지 반복하는 것이기에 엄마에게도 머릿속에 있는 대사와 행동을 그대로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겠지요.

현재, 어머님께서 24시간 아이에게 온 신경을 다 써서 놀아주시고 보살펴주시느라 많이 힘드실것 같아요. 날씨가 좀 선선해지면,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서 다양한 자극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요. 감각적으로 다소 예민한 면이 있고, 조심성이 많다고 적어주셨는데, 그럴수록 놀이터 활동 등 몸을 쓰는 놀이를 적극적으로 권해드립니다. 감각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놀이터는 보물섬과 같은 공간입니다. 즐겁게 여러 활동들을 매일 1시간 이상씩 놀 수 있도록 해주세요. 또한, 현재 한번에 2-3시간 보는 동일한 동영상은 되도록 중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강하게 떼쓰고 보여달라고 조를수도 있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서 잊어버리고 다른 즐거운 놀이감이나 놀이 등을 많이 하다보면 조절되는 모습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자기 머릿속에 다 정해진 놀이를 재연하는 것보다는,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과 주고받으면서 놀이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세요. 조금더 지켜보시다가 그래도 변화가 없다면, 근처 상담기관이나 저희 기관(원광아동상담연구소: 02-545-1147)으로 문의주시어 내방상담과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